산업용 전기요금 지역별 차등제, 비수도권 기업 최대 10% 인하 온다
산업용 전기요금, 이제 지역마다 달라진다
그동안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요금은 전국 어디서나 사실상 동일하게 적용돼 왔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공장이 어느 지역에 있느냐에 따라 전기요금이 달라질 전망입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공사는 2026년 8월 26일 서울 영등포구 한전 남서울본부에서 공청회를 열고, 지역의 전력 수급 여건과 균형발전 수준을 반영해 산업용 전기요금을 차등 적용하는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 설계안을 발표했습니다. 전력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비수도권은 요금을 낮추고, 전력 수요가 몰려 있는 수도권은 현행 수준을 유지하는 방식입니다. 정부는 여론 수렴과 관련 고시·약관 개정 절차를 거쳐 올해 안에 제도를 시행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왜 지금 지역별 요금 차등이 필요할까
이번 제도의 근거는 2024년 6월 시행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입니다. 법 시행 후 2년여 만에 구체적인 요금 체계가 나온 셈입니다.
배경에는 우리나라 전력 수급의 구조적 불균형이 있습니다. 원전과 재생에너지 등 발전 설비는 지방에 집중돼 있는 반면,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클러스터 등으로 인한 전력 수요는 수도권에 쏠려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지방에서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한 장거리 송전망 확충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런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지역에서 생산한 전력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지산지소' 체계로의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지역별로 전기요금 얼마나 내려가나
새 제도의 핵심은 기존의 기본요금·전력량요금 체계에 '지역별 조정요금'이라는 항목을 신설하는 것입니다. 정부는 전력계통 여건에 따른 4개 광역권과 균형성장 수준에 따른 4개 권역을 조합해 전국을 총 11개 세부 지역으로 나눌 계획입니다. 다만 도서 지역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제주는 이번 적용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지난해 산업용 전력의 평균 판매단가가 kWh당 181.9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남부권의 최대 인하 폭은 기존 요금 대비 약 10% 수준에 해당합니다. 실제 요금은 송전망 이용 비용, 지역 전력자급률, 지방우대지수 등을 종합해 산정되며, 최종 세부 지역 구분과 사업장별 할인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기업과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
정부는 이번 제도 시행으로 기업들의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이 전체적으로 약 2조8000억 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기준 산업용 전력 사용량이 국가 전체 전력사용량의 51%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작지 않습니다.
특히 철강, 석유화학, 비철금속, 시멘트, 배터리 소재 등 전력을 많이 쓰는 업종은 전기요금이 제조원가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공장 입지에 따라 원가 경쟁력에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신규 설비 투자를 계획 중인 기업이라면 비수도권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요금이 입지 선정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부는 소매 요금뿐 아니라, 발전사와 한전 간 도매 전력 거래에도 수도권과 비수도권 가격을 다르게 적용하는 '지역별 가격제'를 함께 도입해 발전·소비 양쪽 모두에 지역별 가격 신호를 주기로 했습니다.
산업계 반응은 "환영, 그러나 조속한 시행이 관건"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비롯해 철강·화학·석유·반도체·배터리·조선 등 21개 산업단체는 공동성명을 통해 이번 방안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AI·첨단산업 성장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과 수도권 집중, 전력망 구축 지연 등이 겹치면서 전력 수급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요금 개편이 기업 부담 완화와 지방 투자 촉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입니다.
다만 업계는 제도의 조기 시행을 강하게 요청하고 있습니다. 전기요금이 생산·투자 활동에 직결되는 만큼 시행 절차를 서둘러 현장에서 효과를 빨리 체감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입니다. 아울러 전기요금 차이만으로 기업의 지방 이전·투자를 유도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규제 완화와 정주 여건 개선, 기반시설 확충 등 추가적인 균형발전 정책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앞으로 일정은
정부는 연내 제도 도입을 목표로 후속 절차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공청회에서 수렴된 의견을 반영해 11개 세부 권역과 실제 요율을 확정하고, 한전의 전기요금 약관 개정 등의 절차를 거쳐야 실제 요금에 반영됩니다. 제도가 본격 시행되면 기업의 입지 선택과 신규 투자, 전력 다소비 산업의 지역 재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제조업 전반의 원가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란 무엇인가요? 지역별 전력 수급 여건과 균형발전 수준을 반영해 산업용 전기요금을 지역마다 다르게 적용하는 제도입니다. 기존 요금 체계에 '지역별 조정요금' 항목이 새로 추가됩니다.
Q. 어느 지역이 가장 많이 인하되나요? 원전·재생에너지 설비가 상대적으로 많은 남부권이 최대 약 18원/kWh로 가장 큰 폭의 인하가 예상됩니다.
Q. 수도권 기업의 전기요금도 내려가나요? 수도권 남부는 대체로 현행 수준이 유지되며, 인천 등 수도권 북부는 최대 약 10원/kWh 인하가 예상됩니다.
Q. 제도는 언제부터 시행되나요? 정부는 공청회 의견 수렴과 고시·약관 개정을 거쳐 올해 안(연내)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세부 권역과 요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Q. 제주도도 적용 대상인가요? 아닙니다. 제주는 도서 지역이라는 특수한 전력 수급 여건을 감안해 이번 제도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본 포스팅은 2026년 8월 26일 발표된 정부·한국전력공사의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 설계안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