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 태국 LNG 터미널 절반 장악한 비결은? '한국형 EPC'의 힘
데이터센터 붐이 바꾼 태국의 에너지 지형
최근 동남아시아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 붐이 전력 수급 구조를 크게 흔들고 있습니다. 태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AI와 클라우드 산업 확장으로 전력 소비가 급증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천연가스 인프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입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 플랜트 사업에도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바로 포스코이앤씨가 태국 최대 민영 에너지기업 GULF로부터 대규모 LNG 저장탱크 건설 사업을 수주한 것입니다.
1.5조원 규모 수주, 태국 LNG 터미널의 절반을 담당하다
이번에 포스코이앤씨가 따낸 사업은 태국 라용 지역 마타풋 산업단지에 LNG 탱크 2기를 새로 짓는 공사로, 사업비는 약 1조 5000억원에 이릅니다. 마타풋 산업단지는 한국으로 치면 울산·여수 석유화학단지에 해당하는 태국 최대 규모의 산업클러스터로, 현재 태국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상당 부분을 이곳에서 조달하고 있습니다.
이번 수주로 포스코이앤씨는 태국에 건설되는 LNG 터미널 8기 가운데 4기, 즉 절반을 담당하는 시공사가 됐습니다. 앞서 2017년 태국 국영기업 PTT가 발주한 LNG 탱크 2기를 성공적으로 완공한 이력에 더해, 이번엔 민간 발주 물량까지 따내며 현지에서의 입지를 한층 넓힌 셈입니다.
일본·대만 컨소시엄을 이긴 '한국형 EPC'란?
이번 입찰에서 포스코이앤씨는 일본과 대만 기업이 손잡은 컨소시엄과 경쟁했습니다. 결과는 포스코이앤씨의 승리였는데, 그 배경에는 이른바 '포스코형 통합 EPC' 모델이 있었습니다.
이 모델의 핵심은 그룹 차원의 수직 계열화입니다. 철강 소재는 포스코가 공급하고, 실제 설계·조달·시공은 포스코이앤씨가 맡으며, 완공 이후 운영·정비 노하우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전수하는 구조입니다. 소재 조달부터 시공, 운영 지원까지 하나의 그룹 안에서 전 과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다 보니 발주처 입장에서는 리스크 관리와 품질 보증 측면에서 큰 이점을 누릴 수 있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시운전'입니다. LNG 터미널 건설에서 가장 까다로운 단계로 꼽히는 시운전 공정을 외부 업체에 맡기지 않고 자체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곳은 전 세계에서도 포스코이앤씨가 거의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경쟁사였던 일본·대만 기업들은 시공 경험은 갖췄지만 시운전 노하우까지는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입니다. 포스코이앤씨는 광양 LNG 터미널 운영 경험을 보유한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협업해, 이 노하우를 발주처인 GULF 측에 전수할 계획입니다.
공정률 29.4%, 계획보다 빠른 시공 속도
기술력 못지않게 주목받는 부분은 시공 속도입니다. 전체 공사 기간 45개월 가운데 현재 시점 기준 계획대로라면 공정률이 약 25% 수준이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29.4%까지 진행돼 있는 상태입니다. 탱크의 지붕을 들어 올리는 '에어 라이징' 작업 역시 애초 일정보다 약 2~3개월가량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건설 현장에서는 원가 절감을 위해 공기를 단축하는 경우가 많지만, 포스코이앤씨 측은 오히려 여유 있게 확보한 시간을 안전과 품질 관리에 재투자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런 접근이 결국 발주처 만족도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추가 수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영하 160도를 견디는 기술력, 어디서 왔나
LNG는 영하 160도 안팎의 극저온 상태로 저장되기 때문에, 탱크 설계와 시공에는 고도의 저온 대응 기술이 요구됩니다. 이번 라용 현장에서는 지반의 열전달을 차단하기 위해 탱크를 지면에서 약 1m 띄워 시공하는 방식이 적용됐습니다. 지름 100m, 높이 50m에 달하는 탱크 2기는 각각 25만 톤 규모의 저장 용량을 갖추게 됩니다.
이런 기술적 완성도는 하루아침에 쌓인 것이 아닙니다. 포스코이앤씨는 앞서 파나마의 코스타 노르떼 LNG 프로젝트에서 면진 설계 기술을 적용한 경험이 있고, 도미니카공화국에서는 LNG 사업을 설계·조달·시공·시운전까지 단독으로 수행한 이력도 갖추고 있습니다. 이런 축적된 경험이 이번 태국 프로젝트의 빠른 공정 진행을 뒷받침하는 배경으로 꼽힙니다.
짓고 떠나지 않는다, 현지 사회공헌 활동
해외 플랜트 사업에서 발주처와의 신뢰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현지 주민들과의 관계입니다. 포스코이앤씨는 라용 현장에 사무소를 개설하면서 곧바로 현지 전담 사회공헌(CSR) 인력을 배치했습니다.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인근 초등학교 두 곳의 노후 화장실과 컴퓨터 시설을 개선하는 사업, 그리고 대학생과 현장 직원들이 멘토로 참여해 지역 아동들의 진로 탐색을 돕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이 밖에도 어촌 생태계 회복을 위해 치어 300만 마리를 방류하고 맹그로브 나무 1000그루를 심는 등, 지역 주민들의 생계 기반을 지원하는 활동도 함께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꾸준한 활동이 현지 발주처와의 '원팀' 관계 형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됩니다.
앞으로의 전망: 추가 수주 가능성은?
태국 국영기업 PTT는 올해 하반기 중 LNG 탱크 2기를 추가로 발주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GULF 프로젝트를 통해 현지에서 기술력과 신뢰를 다시 한번 입증한 포스코이앤씨는 이 추가 입찰에도 참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이번에도 수주에 성공한다면, 포스코이앤씨의 태국 LNG 시장 지배력은 한층 더 공고해질 전망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포스코이앤씨가 태국에서 수주한 LNG 탱크 사업 규모는 얼마인가요? A. GULF가 발주한 이번 사업의 규모는 약 1조 5000억원으로, LNG 탱크 2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입니다.
Q. 태국 내 LNG 터미널 중 포스코이앤씨가 담당하는 비중은? A. 태국 전체 LNG 터미널 8기 중 4기, 즉 절반을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고 있습니다.
Q. '한국형 EPC'가 다른 경쟁사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A. 철강 소재 조달(포스코), 설계·시공(포스코이앤씨), 운영·시운전 노하우 전수(포스코인터내셔널)까지 그룹 내 수직계열화를 통해 전 공정을 통합 관리한다는 점이 핵심 차별화 요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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