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발 유가 상승이 국내 건설 업계에 메가톤급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최근 민간 정비사업뿐만 아니라 정부가 발주하는 국책 토목·건설 사업까지 공사비 증액 압박을 강하게 받으면서, 하반기 건설 경기 침체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번 글에서는 중동 전쟁이 국내 국책 사업 공사비를 어떻게 끌어올리는지, 그리고 이것이 하반기 건설 투자 및 경제에 미칠 영향을 핵심만 짚어보겠습니다.
1. 원자재 쇼크: 철근·시멘트·아스콘 가격 줄인상
이미 지난해부터 인건비와 기본 자재비가 크게 오른 상태에서, 올해 발생한 중동 전쟁은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습니다. 국제 유가 상승은 건설 현장의 핵심 자재 가격을 곧바로 밀어 올렸습니다.
* 철근 가격 급등: 철도 선로 등의 필수 자재인 고장력 철근(SD400) 가격은 톤당 91만 원 선을 기록하며, 불과 두 달 만에 11.6%(약 9만 5,000원) 가량 폭등했습니다.
* 시멘트 및 레미콘 상승: 콘크리트와 시멘트 가격의 척도가 되는 레미콘 가격지수 역시 한 달 사이에 4.08% 상승하며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2. 국책 사업 '동해북부선', 공사비 5.7% 추가 증액 관측
이러한 자재비 상승은 국가 재정이 투입되는 대형 국책 사업의 예산 증액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강원 강릉과 제진을 연결하는 '동해북부선 단선 전철 공사(9구간)'입니다.
당초 조달청은 올해 초 물가를 기준으로 인건비와 자재비 인상분 85억 원(전체 공사비의 2.7%)을 증액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하지만 이는 중동 리스크가 본격 반영되기 전의 수치입니다.
중동 전쟁 이후 치솟은 4월 물가를 조달청 '조정률 산출표'에 대입해 재산정해 보면, 약 80억 원의 자재비 부담이 추가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결과적으로 계약 당시보다 전체 공사비가 총 5.7%나 늘어날 수 있는 상황입니다.
3. 물가 폭탄 청구서, 올해 3분기(7월 이후) 본격화
그렇다면 이 심각한 공사비 인상분이 실제 정부 예산과 건설 현장에 반영되는 시점은 언제일까요? 전문가들은 올해 3분기(7월 이후)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국가계약법 시행령에 따른 '90일 법칙'
> 국가계약법에 따르면 공사비 인상 요인(물가 변동 등)이 발생하더라도 즉시 시공사에 지급하지 않고, 최소 90일이 지난 시점부터 이를 반영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중동 분쟁이 2월 말에 시작되어 3월부터 물가가 본격적으로 튀어 올랐기 때문에, 법적 기준인 90일이 지나는 7월(3분기)부터 정부와 민간 건설사 간의 공사비 증액 계약이 본격적으로 체결될 전망입니다. 이는 정부의 재정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 됩니다.
4. 한국은행의 경고 "3분기 건설 투자 전망 하향 조정"
원자재 비용 부담이 이처럼 통제하기 어려워지자, 국가 경제의 사령탑인 한국은행도 경고등을 켰습니다.
한은은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에서 2.6%로 상향 조정하면서도, 건설 투자 부문만큼은 오히려 1%에서 0.6%로 대폭 하향 조정했습니다.
* 성장률 발목 잡는 건설업: 한국은행 관계자는 하반기 경제 성장 둔화의 주된 원인으로 '건설 경기 후퇴'를 지목했습니다.
* 부진한 회복세: 건설 투자가 소폭 성장하더라도 이는 기저효과에 불과하며, 치솟는 공사비 압박 때문에 유의미한 경기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 요약 및 시사점
중동 분쟁이라는 대외적 악재가 국내 '국책 건설 공사비 증액'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습니다. 국가계약법상 3분기부터 공사비 인상분이 본격 반영되면 정부의 공공지출 부담이 커질 뿐만 아니라, 건설사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전반적인 건설 경기 위축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하반기 경제 회복의 온기가 퍼지기 위해서는 인프라 투자 위축을 막을 정부의 유연한 재정 운용과 원자재 가격 안정화 대책이 시급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