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창사 첫 파업 위기, 포항 지역경제 '초긴장' — 임금협상 쟁점부터 파장까지
포스코노조, 9월 부분파업 향해 절차 돌입
경북 포항 지역 산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포스코노동조합이 9월 부분파업을 목표로 실행 준비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노조 쟁의대책위원회는 최근 조합원들에게 '쟁의대책위 지침 6호'를 전달하고, 파업 대상 사업장을 확정한 뒤 9월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사전 준비를 마치라고 지시했다. 지침에는 파업 참여에 따른 임금 손실 보상 방안과 함께, 지침을 따르지 않을 경우의 징계 절차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가 1968년 창립 이래 약 58년간 단 한 번도 파업 없이 노사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가 실제 파업으로 번질 경우 포항이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수준의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왜 여기까지 왔나 — 조정 중지와 압도적 찬성률
노사는 세종에서 열린 2026년 임금협상 최종 조정회의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중앙노동위원회는 결국 조정 중지를 결정했다. 이로써 한국노총 금속노련 소속 대표교섭노조인 포스코노조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하게 됐다. 앞서 진행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는 90%를 웃도는 압도적 찬성으로 쟁의행위가 가결된 상태였다.
노조 측은 회사가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부분파업을 실행에 옮기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책임 있는 교섭안이 나온다면 언제든 대화에 나서겠다며 협상 여지는 남겨뒀다.
협력사부터 완성차·조선까지 — 공급망 전체가 떠는 이유
포항은 포스코를 중심으로 수많은 협력업체와 하청업체, 물류·설비 관련 기업들이 유기적으로 얽혀 있는 대표적인 '기업도시'다. 포스코 조업이 멈추면 그 여파는 지역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곧바로 확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부분파업이라 하더라도 장기화하거나 여러 공정으로 확산될 경우, 후공정 협력사의 생산 차질과 납기 지연에 따른 매출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철강을 원자재로 쓰는 자동차·조선·건설·가전 등 국내 주요 제조업까지 공급 차질이 번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포스코 측은 쟁의행위가 발생하더라도 국내외 주요 산업에 영향이 없도록 비상 대응체계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파업 대상과 규모, 기간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협력업체들은 뚜렷한 대비책을 세우기 어려운 처지다. 실제로 지난해에도 지역 파트너사와 시민단체들이 포스코노조에 파업 자제를 공개적으로 요청한 바 있어, 이 같은 위기감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포항 소상공인도 좌불안석
포항 원도심과 산업단지 인근 상권은 포스코 임직원들의 소비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는 구조다. 조업 차질로 임금이 줄거나 파업이 장기화되면, 소비 심리가 위축되며 식당·주점 등 지역 자영업자들의 매출에도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죽도시장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코로나19 이후 아직 매출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최근 미·중 무역 갈등으로 철강업 자체가 흔들린다는 소식까지 겹쳐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 여기에 파업으로 월급날 회식 수요마저 사라진다면 이중, 삼중의 어려움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그동안 포스코노조가 노사상생기금을 활용해 전통시장 살리기 캠페인을 벌여온 것과는 대조적인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노사 입장 차이, 얼마나 벌어져 있나
이번 협상의 핵심 쟁점은 임금과 보상 수준이다.
노조 측 요구안 주요 내용
기본급 7.1% 인상
격려금 600% 지급
우리사주 50주 지급
최근 5년치 자연상승분 반영
명절상여금 200% 지급
포스코 측 추산에 따르면 이 요구안을 모두 수용할 경우 필요한 재원은 약 1조4천억원으로, 지난해 요구 수준의 두 배에 달한다. 전체 임직원 약 1만7천명 기준으로 나누면 1인당 평균 약 8천235만원에 이르는 규모다.
노조는 이 같은 요구가 과도한 것이 아니라,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쏠린 성과 배분을 정상화하는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그동안 미래를 위한 희생을 요구해 얻은 성과가 지주사 배당 확대에만 집중됐다면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논리다.
사측 수정안
기본급 인상률 1.2% → 1.5%로 상향
격려금 200만원 → 250만원으로 상향
그러나 이 수정안 역시 노조가 원하는 수준에는 크게 못 미쳤다. 포스코는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공세, 확산되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고유가·고환율·고금리 등 대내외 경영 여건을 감안하면 대규모 임금 인상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 올해 2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2천7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는 늘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46.6% 감소한 수치다.
과거에는 극적으로 봉합됐지만…
포스코노조는 2024년 임금협상에서도 창립 이래 처음으로 쟁의권을 확보하며 사측을 압박한 전례가 있다. 당시에는 그해 10월 말 극적으로 타결되며 실제 파업까지는 가지 않았다. 이듬해인 2025년 임금협상 역시 조합원 70%대 찬성으로 잠정합의안이 통과되며 무난히 마무리됐다.
다만 올해는 노사 양측의 요구 격차가 예년보다 훨씬 크고, 노조가 이미 부분파업 대상 사업장 선정과 임금손실 보상 방안까지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사회 "노사 갈등에 지역경제 볼모 잡혀선 안 돼"
포항상공회의소 관계자는 포스코와 협력사, 소상공인이 사실상 한 몸처럼 얽혀 있는 포항의 산업 구조상 실제 파업이 현실화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전체가 떠안게 될 것이라며, 파국으로 치닫기 전에 추가 교섭을 통해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9월 실행을 예고한 부분파업이 실제로 이뤄질지, 그 전에 극적 타결이 이뤄질지에 지역경제의 향방이 걸려 있는 상황이다.
함께 보면 좋은 질문 (FAQ)
Q. 포스코노조가 파업을 예고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2026년 임금협상에서 노사가 기본급 인상률과 격려금 등 보상 수준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마저 중지되면서 노조가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했기 때문입니다.
Q. 실제 파업이 발생하면 포항 지역경제에 어떤 영향이 있나요? A. 협력사의 생산 차질과 매출 손실은 물론, 철강을 원료로 하는 자동차·조선·건설·가전 등 제조업 공급망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포스코 임직원 소비에 의존하는 지역 소상공인 상권에도 타격이 예상됩니다.
Q. 포스코는 그동안 파업을 한 적이 있나요? A. 1968년 창립 이후 약 58년간 파업 없이 노사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이번이 현실화될 경우 창사 이래 첫 파업 사례가 됩니다.
본 콘텐츠는 2026년 8월 23일 기준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으로, 이후 상황 전개에 따라 세부 내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